에너지 위기 지속 3분기 적자 21.8조 기록...전기판매 늘었음에도 적자 증가
전기판매 수익 5.4조 증가한 반면, 연료비-전력구입비는 25.9조원 증가
미 달러화 인상으로 회사채 발행 어려워져...김진태 발 레고랜드 자금경색도 원인

[산경e뉴스] 러시아-우쿠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국제 가스가격 상승과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촉발된 원-달러 환율격차가 한국전력을 역대 최대 적자 미궁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촉발시킨 레고랜드 발 자금경색도 회사채발행 등으로 위기를 벗어나려는 한전의 자구책 노력을 힘들게 하고 있다.  

한전 3분기 적자가 7조5000억원을 넘으며 1월부터 9월까지 누적적자가 21조8342억원을 기록했다. 

한전 정승일 사장이 지난 10월 11일 나주 한전 본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SMP 제도 개선을 묻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전 정승일 사장이 지난 10월 11일 나주 한전 본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SMP 제도 개선을 묻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올해 30조원 적자 예측이 현실화되고 있다. 

예측하지 못한 전쟁으로 인한 국제 에너지가격 폭등과 미국의 자국 중심 금리 인상이 결정타다. 

원-달러차가 심해지자 원화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채 및 회사채를 팔고 나가면서 상상 이상의 외환보유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재 한국은 438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로 세계 6위권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에너지가격 급등, 환율, 국채시장 등 주변상황이 좋지 않아 제2의 IMF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깬 발언 이후 레고랜드발 자금경색을 불러와 정부가 투입해야 할 50조원 가량의 부담이 더해지며 향후 한국경제는 불투명한 안개속으로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2022년 3분기 연결 요약 손익계산서.
2022년 3분기 연결 요약 손익계산서.

이에따라 국민들이 부담하는 전기요금이 올해 한번 더, 내년에도 분기별로 4번의 줄인상이 예상된다. 

한전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대 공기업인 한전이 휘청거리면 파장효과가 만만치 않다. 

한전으로부터 용역을 발주하는 2, 3차 전기공사업체, 중전기기 업체 등이 한전이 휘청거리면 바로 타격을 받는다.    

전력 판매 실적.
전력 판매 실적.

한전이 지난 11일 발표한 3분기 결산 결과를 보면 ▲매출액은 51조7651억원 ▲영업비용은 73조5993억원으로 ▲영업손실 21조83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손실금액이 20조7102억원 증가한 것으로 매출액은 전력판매량 증가와 요금조정에도 불구하고 6조6181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영업비용은 연료가격 급등 등으로 27조3283억원 증가한 것이 주원인이었다. 

전년동기 대비 주요 증감요인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기판매수익은 제조업 평균가동률 증가(74.0→76.4%) 등으로 판매량이 3.7% 증가했고 요금조정으로 판매단가가 상승해 5조4386억원 증가했다.  

발전량 및 구입량 증감(전년동기 대비).
발전량 및 구입량 증감(전년동기 대비).

반면 ▲연료비, 전력구입비는 자회사 연료비는 10조8103억원,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15조 729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력수요 증가로 발전량이 증가하고 LNG, 석탄 등 연료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전력시장가격(SMP)이 2배 이상 상승한 결과다.

▲기타 영업비용은 발전 및 송배전설비 취득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1조4451억원 증가했다.

연료가격 및 SMP 변화추이.
연료가격 및 SMP 변화추이.

한전 적자는 지난 1분기와 2분기 각각 7조7869억원, 6조516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졌다. 

3분 적자는 여름철 전력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2분기보다 1조원 넘게 늘어난 7조53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로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9366억원)보다 8배 많은 적자 폭이다.

이같은 현상은 국제 가스 가격, 유연탄 가격 급등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통령실은 전임 문재인 정부가 원전정책을 폐기하고 가스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민간가스발전이 급증한 이유는 지난 2011년 9월15일 발생한 대규모 정전(전력순환정전) 때문이다.

기저전원인 석탄과 원전만으로는 동하계 피크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한 정부는 6,7차 전력수급계획에 신규 가스, 석탄발전을 집중 추가했다. 

정부의 몫(발전사업)을 민간에게 일부 위임한 것이고 민간이 참여하는 만큼 이익을 보장해 주기 위해 SMP제도를 여유있게 해준 것이다.

정부가 이익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민간이 공적 영역에 투자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급변해 최근 가스가격 급등으로 인해 SMP 상한제 등을 도입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는 민간 대기업들과 협의가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MB정부가 이같은 민간발전사 확충을 시행했고 박근혜 정부도 이 정책을 유지했다. 

문재인 정부가 가스를 늘려서 오늘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국민의힘, 대통령실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 원전 비중도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 보다 늘었다.     

가스 연료비 급등으로 3분기 민간 발전사로부터 구입한 비용은 15조729억원 증가했다. 5개 발전자회사 전기 구입비도 10조8103억원 늘었다. 

한전 나주 본사 전경. 
한전 나주 본사 전경. 

이는 2001년 이후 전력판매회사로 전락한 한전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발전자회사(5개 발전공기업+한수원)와 포스코에너지, SK E&S, GS EPS 등 민간발전사로부터 전기를 구입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인 전력도매가격(SMP. 계통한계가격)이 제기능을 하지 못한 이유가 크다는 분석이다.   

한전이 밝힌 바에 의하면 전력 수요 증가로 발전량이 증가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SMP가격이 2배 이상 상승했다. 

올해 9월까지 SMP는 kWh(킬로와트시)당 177.4원으로 지난해 동기(83.3원)보다 113.0% 상승했다. 

같은 기간 LNG 가격은 톤(t)당 1325.6원으로 작년 동기(616.4원)보다 115.1% 올랐으며 유연탄은 톤(t)당 123.5달러에서 354.9달러로 187.4% 급등했다.

반면, 한전의 1∼9월 kWh당 전력 판매 단가는 작년 107.6원에서 올해 116.4원으로 8.2%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 한전은 전력을 킬로와트 당 177.4원에서 사서 이보다 50원 싼 116.4원에 판 셈이다.

올해 전기요금은 3번에 걸쳐 14.4원이 인상됐다. ▲4월 6.9원 인상 ▲7월 5.0원 인상 ▲10웥 2.5원 인상했다. 

결론적으로 올해 국민들에게 인상한 전기요금 14원으로는 한전이 팔기 위해 사온 금액인 50원 적자를 메우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올해 기준으로 전기요금을 최소 50원 이상 올렸거나 아니면 사오는 금액을 35.6원 올렸어야 했다는 얘기다. 

올해 3번의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내년 분기별로 4번 인상안이 나오는 이유다.

SMP 문제는 지난 국감에서 여야 의원지 모두에게서 지적됐다. 

지난 10월11일 나주 한전 본사에서 열린 한전-발전자회사 국감에서는 1kWh당 270원 대로 오른 SMP 제도 개선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홍정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 겨울이 에너지 고물가 국면의 가장 큰 위기"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전망에 따라 LNG 선물가격이 3배 가량 올랐기 떄문에 SMP 시스템에서 LNG라도 떼어내서 별도의 시장을 만들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한 "에너지 업계에서는 산업부가 기존에 추진하던 SMP 상한제에 대해 반시장적 조치라고 반발해 왔다"며 "LNG 분리가 친시장적이라고 생각하냐"고 질의했다. 

한전 정승일 사장은 답변을 통해 "유럽에서는 SMP·가스가격 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이 이례적이고 통제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시장의 기본원리를 조금 침해하는 한이 있더라고 제도 도입을 검토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장섭(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발전공기업 이외에 민간 발전사들의 구조 속에서도 한전 적자 원인이 있다"며 "SMP가 올라가면서 횡재 이익이 보는 집단이 있는데, 마치 대동강 물팔아 먹기와 비슷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전기는 공공재이므로 SMP 상한제 도입해야 한다"며 "민간발전사 7곳이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취했는데 한전 적자의 10% 수준의 이익을 민간 발전사에서 가져갔다"며 SMP 상한제 도입에 대해 한전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정 사장은 "현재는 이례적 상황이기 때문에 이례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고 전기 소비자의 부담을 경감하는 차원에서 조치가 필요하다고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전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 지속에 따른 대규모 적자 누적과 이로 인한 재무구조의 급격한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건전화 계획'에 따라 비핵심자산 매각 및 투자사업 시기 조정, 전력공급비용 관리 강화 등 향후 5년간 총 14조3000억원의 재무개선을 목표로 전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차입금 증가로 사채발행한도 초과가 예상됨에 따라 한전법 개정을 통해 발행 한도를 높이고 은행차입 확대 등 차입 재원을 다변화하여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필요한 자금을 차질없이 조달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전은 가격신호의 적기 제공을 통한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고 재무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과 연계하여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정상화 및 관련 제도 개선을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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